봄에만 먹는 줄 알았던 왕고들빼기, 여름 잎도 알고 보면 보물입니다

봄에만 먹는 줄 알았던 왕고들빼기, 여름 잎도 알고 보면 보물입니다

길을 걷다 보면, 혹은 밭두렁을 지나다 보면 흔하게 마주치는 풀 하나가 있습니다. 잎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날카롭고, 줄기를 꺾으면 우윳빛 유액이 뚝뚝 떨어지는 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걸 그냥 “잡초”라고 생각하고 지나칩니다. 하지만 이 풀의 이름은 왕고들빼기,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귀한 나물로 통합니다.

봄에만 먹는 나물이라는 오해

왕고들빼기는 보통 봄에 어린잎을 뜯어 쌈으로 먹는 쌉싸름한 나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여름이 되어 잎이 크고 억세지면 “이제는 못 먹겠다”며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여름철 왕고들빼기는 키가 훌쩍 자라고, 주변의 다른 거친 풀들과 뒤엉켜 눈에 잘 띄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 ‘억센 여름 잎’을 그냥 지나치는 건 생각보다 아까운 일입니다.

여름 잎이 오히려 알짜배기인 이유

농촌진흥청이 왕고들빼기를 분석한 결과,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뿌리보다 잎에 총 폴리페놀이 2배 이상, 총 플라보노이드는 약 10배 이상 더 많이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이 성분들은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들 뿌리만 캐 먹으려 하고 잎은 버리는 사이, 정작 몸에 좋은 성분은 잎 쪽에 훨씬 많이 몰려 있었던 셈입니다.

또 한 가지, 줄기를 톡 꺾으면 나오는 하얀 유액에는 이눌린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들어있습니다. 이눌린은 소화가 천천히 이루어지면서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완만하게 잡아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당뇨가 있으신 분들은 이를 치료제로 여기지 마시고, 어디까지나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 정도로 받아들이시는 게 안전합니다.)

https://youtube.com/shorts/3a8nYPyJi3Y?feature=share

억세진 여름 잎, 이렇게 손질하세요

“그래도 너무 쓰고 질긴데 어떻게 먹나요?”라고 물으신다면,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1. 냉동 보관 후 갈아 마시기 깨끗이 씻어서 한 입 크기로 썬 다음, 지퍼백에 담아 냉동실에 얼려두세요. 아침마다 한 주먹씩 꺼내 두유나 우유를 넉넉히 붓고, 꿀 한 스푼을 넣어 믹서기로 갈아보세요. 신기하게도 우유와 만나면 쓴맛이 훨씬 부드러워지고, 고소하고 든든한 아침 음료가 됩니다.

2. 데쳐서 무치기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찬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내면, 억셌던 잎도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이렇게 무쳐 드시면 봄나물 못지않은 맛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3. 장아찌로 담그기 간장 장아찌로 담그면 아삭한 식감이 살아나서, 밑반찬으로 오래 두고 드시기에도 좋습니다.

4. 겉절이·초무침으로 즐기기 부드러운 새순 끝부분을 골라 고춧가루, 액젓, 매실청, 다진 마늘, 통깨, 참기름을 섞은 양념장에 살살 버무리면 겉절이가 됩니다. 여기에 식초를 살짝 더하면 새콤달콤한 초무침이 되는데, 고기류와 함께 곁들이면 특히 잘 어울립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식감

왕고들빼기는 자라는 시기에 따라 조직과 맛의 강도가 달라지므로, 그에 맞는 조리법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 봄철 (어린잎·새순): 조직이 연하고 수분이 많으며 쓴맛이 은은해서 겉절이나 쌈채소로 생으로 먹기 좋습니다.
  • 여름철 (줄기가 굵어지는 시기): 섬유질이 발달해 거칠고 질기며 쓴맛도 강해집니다. 이때는 데침 나물이나 장아찌로 만드는 게 훨씬 맛있습니다.

놓치기 쉬운 채취·손질 요령

왕고들빼기를 직접 뜯어 드시려는 분들을 위한 실전 팁입니다.

어디서 찾을까 여름철 왕고들빼기는 다른 거친 잡초나 덩굴 사이에 파묻혀 멀리서는 잘 안 보입니다. 길가나 둑방길을 지나실 때 풀숲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들여다보셔야 무더기로 자란 왕고들빼기를 발견하기 쉽습니다.

세척은 꼼꼼하게 뜯어온 잎은 앞면뿐 아니라 뒷면에도 벌레나 알이 붙어 있는 경우가 있으니 꼼꼼히 확인하고 다듬어주세요. 흙과 먼지가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고, 마지막에 식초를 살짝 푼 물에 잠깐 담가두었다가 다시 헹궈주면 한결 깨끗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마치며

밭두렁이나 길가에 흔히 보이는 이 억센 여름 풀, 이제는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잎이 거세졌다고 해서 버릴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손질법 하나만 알면, 봄나물 못지않게, 어쩌면 그 이상으로 챙겨 먹을 만한 나물이 왕고들빼기입니다.


본 글은 농촌진흥청 발표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으며, 특정 질환의 치료나 예방을 보장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건강 관련 특이사항이 있으신 분은 섭취 전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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